미리견의 교육
미리견의 대학은 공납금이 비싸다. 주립대학은 학비가 싼 편에 속하나 이도 일년에 만이천불을 내고, 특별히 그 주에 사는 백성에게는 칠천불만 받으니 참으로 비싸다 하겠다. 미리견은 십수세가 되면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는 것이 풍습이라, 학비도 스스로 벌어 내거나 대부받아 낸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군(軍)의 병졸이 되면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고로, 이에 지원하여 학비를 내는 자도 있다. 더욱이 실습을 하거나 개인교습을 하는 과목을 들으면 학비를 더 내어야 한다. 적게는 십오불부터 많게는 삼백불까지 내어야 하나 그 값을 하기 마련이다.
실습을 함에 있어 내국과 다른 점이 많다. 제일로, 조교는 실습안내를 내어주고 실습에는 전연 참견하지 아니한다. 제이로, 선대(先代)의 실습을 보고 이를 답습함이 없다. 제삼으로, 실습 보고서는 하나의 소논문으로 취급하여 출처를 철저히 밝힘과 표절의 없음을 그 제일의 덕목으로 삼는다. 조교는 오직 질문에 답변을 하여주고 실습을 감독함이 목적이라, 실습 도구를 챙김에서부터 실습의 소소한 방안을 결정하는 것까지 모두 학생의 몫이라. 비록 학생이 실습의 목적을 깨닫지 못함에 있어서도 전연 먼저 가르침이 없으니 일견 불편하고 불합리한 듯하나 배운 것을 생각하여 직접 활용함에 있어서는 최상의 교육방침이라 하겠다. 또한 선대의 것을 보고 답습함이 없으니 같은 실습을 하여도 미리견의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제삼으로 실습 보고서에 일체의 거짓이나 속임수를 용납하지 아니하니, 학부에서부터 학자의 덕목을 중요시 함이 본받아야 마땅하다.
시험이나 보고서 등에 있어 거짓이나 속임수를 쓰는 것을 큰 범죄로 보고 엄히 처벌하니, 이를 위해 헌장(honor code)을 마련하여 두고 시험에 임하기 전에 읽어 확인하도록 하며, 어김에 있어 엄히 벌하기 위해 특별히 벼슬하는 자가 따로이 있다. 이를 어기면 작게는 자신의 수치요, 크게는 학문하기를 못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니 당연하나 일견 놀라웁다. 내국에서는 학문한다는 자가 논문에 속임수를 써도 용인하는 좋지 않은 사조가 있으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미리견은 학문을 연마하기에 참으로 좋다. 학비를 많이 내긴 하나 장학금을 주는 자가 많고, 장학금을 받지 못하여도 학교가 시설을 잘 갖추고 있으니 학문함에 불편함이 없다. 또한 그 시설이 가히 최고이며 이를 널리 사용하게 하니 더욱 좋다. 내국에서 주로이 쓰는 품목이라도 미리견 학교에서 들여놓은 것들은 가히 책으로만 보던 일등품들이다. 시료를 다섯 개나 넣고 온도까지 맞추어 주는 분광기를 쓰는 미리견 학생들에게 조선에서는 다이알을 돌려서 맞추는 분광기를 쓴다 하면 놀라워한다.










